질문] 장애인 인권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노원복지관
2009-06-22 오후 1:55:31
장애인 인권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노원복지관
2009-06-22 오후 2:07:06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인권문제는 다른 인권 영역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논의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여성, 인종, 아동, 난민, 장애인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차별에 의한 갈등이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들에 대한 차별은 오랜 역사를 갖고 사회적 제도와 문화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장애인 문제도 이 연장선에 있다. 장애인의 인권은 두 가지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다. 흔히 장애를 선천적인 것, 타고난 죄인으로 보는 경향 때문에 장애인을 비장애인에 비해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사회적 고정관념이 생겨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편견이다. 장애는 약 95% 이상이 전쟁, 산업재해, 의료사고, 교통사고 등으로 인해 생긴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설사 선천적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생에 죄가 있거나 아니면 몹쓸 짓을 한 결과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다양한 능력의 차이로 보는 것이 정당하다. 장애인은 그런 의미에서 비장애인에 대한 상대적 개념으로서 무능력한 사람(the disabled) 이 아니라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the different abled)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다른 능력을 인정하고 그 능력이 올바로 실현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없애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존중할 때 평화와 인권의 문화가 꽃필 수 있다.
둘째는 장애인들이 장애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제약받는 것이다. 장애인의 특별한 장애 자체가 특별한 요구(special need)를 지닐 수밖에 없다. 비장애인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흰지팡이가 요구된다거나, 특수교육, 정신치료, 특수훈련 등을 비롯하여 교육, 의료 그리고 사회적 재활 시스템이 종합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필요에 소용되는 비용은 대부분의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사회적 총 비용의 일부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의 90% 이상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 교육, 복지, 고용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장애인 정책이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편견에 의해 위축되어 있는 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장애인 인권교육이 일반 시민적 차원에서만이 아니고 장애인의 인권 의식 향상을 위해 실시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특히 심하다. 장애인들은 국가정책에서도 소외되어 공개적인 공간에서 격리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제도를 개선하고 인식을 전환하는 운동을 시작하여야 한다.
장애인 권리에 관한 선언(1975)과 같은 각종 인권 문서와 더불어 어린이, 청소년 권리협약은 제23조에서 "국가는 정신적 또는 신체적 장애아이동의 존엄성이 보장되고 자립이 촉진되며 적극적 사회 참여가 보장되는 여건 속에서 충분히 품위 있는 생활을 누려야 함을 인정한다. 국가는 장애아동의 특별한 보호를 받을 권리를 인정하며, 신청에 의하여 그리고 동의 여건과 부모나 다른 아동 양육자의 사정에 의해 적합한 지원이, 활용 가능한 재원의 범위 안에서, 이를 받을 만한 아동과 그의 양육 책임자에게 제공될 것을 장려하고 보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과 관련한 대부분의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장애인에 대한 단순한 동정. 즉 시혜의 대상이나 보호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머물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사회생활을 지원하는 체계가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주는 쪽의 생색내기에 불과한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장애인이 동등한 사회의 구성원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대부분 함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장애인이 원활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사회에서 분리시키지 않고 통합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전 생애에 걸쳐 언제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장애인이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임을 알고, 장애인을 위한 제도 마련의 필요성과 장애인의 상황을 이해함으로써 장애인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도록 한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면, 장애인 사회시설은 아주 미비하여 최근까지도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예산의 대부분이 시설 지원 중심이어서 장애인의 직접적인 필요 경비라기보다는 시설의 유지와 행정비용에 상당 부분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조기치료나 조기교육 그리고 자유로운 이동 및 개별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실제로 의료재활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장애인이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은 관련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이용 기회가 폭넓게 주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저임금으로 고용될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혜를 받을 수 없어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장애아동의 교육기회가 아주 차별적이다. 조기교육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부모들이 이를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 조기교육을 통해 이들의 사회적 통합력을 높여야 하지만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에 부딪혀 결국 장애아동을 집안에 가두고 마는 비인간적 대처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인 분리가 아닌 통합 정책을 바탕으로 하여 교육과 미디어를 통해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평화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대하는 것,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같이 생활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 이 두 가지는 장애인이 동등하게 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자 장애인 인권문제 해결의 목표이다. 장애인을 측은하게 여겨서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도 좋다.
인간이면 누구나 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으며 또한 정당하다. 이 생각과 더불어 평등이라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들도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선언(형식적 평등)을 넘어 그들이 그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실제로 그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실질적 평등)이 진정한 의미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극복하는 것이다. 장애는 개인의 잘못도 아니며 신이 내린 재앙도 아니다.
누가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이 장애인이 되길 바라겠는가? 장애의 원인은 대부분 우리 사회가 제공하고 있다.
즉 우리 모두가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장애는 나의 일이다. 이런 전제가 있어야 장애인 인권문제에 민감해지고 작은 일이라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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