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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가을과 겨울사이

이영선

2022-12-01 오후 3:40:29

나뭇잎이 팔랑거리며

옷 벗는 소리를

흘깃흘깃 곁눈질로 훑으며

감성을 점검할 사이도 없이

가을은 아득한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파고들던 그리움

그 틀 안에 갇혀서

터는 일이 혹독하더니만

나무가 몸을 털어

여문 씨앗을 뱉듯이

내 속에 허천나게 갈구했던 것들도

톡 뱉어져 나왔습니다


비명 내질러도 까닭도 않을 기다림마저

가느다랗게 되어 파르르 떨어지고

서글픔만 안고 끝내 홀로 남았습니다


다 떨구어 버리고

서운함에 퉁퉁 불어 있는 마음

녹녹할 때까지

사람들로부터 멀치감치 떨어져 있습니다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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