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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성명서]장애인방송 의무화를 용두사미로 만들지 마라!

한시련

2012-12-07 오후 4:23:24

20121207_성명서_화면해설방송 품질보장하라.hwp

 

성 명 서

 

장애인방송 의무화를 용두사미로 만들지 마라!

품질보증 없는 장애인방송 의무화는

장애인의 분노를 부를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장애인방송의무화는 우리나라 텔레비전 방송 50여년 역사상 장애인들에게 보여준 최초의 배려이다.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화면해설, 자막·수화 방송 등은 시·청각장애인에게 텔레비전 보는 재미를 알게 해준 획기적인 변화였다.

 

특히 화면해설은 지난 10여 년 동안 시각장애인 당사자들의 손으로 지키고 가꿔 왔으며 춥고 배고픈 세월을 이기고 오늘에 이르렀다. 당시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던 화면해설이었다. 제작 스튜디오가 없어 셋방살이 하듯 스튜디오를 대여했고 더 좋은 화면해설을 위해 누구의 도움도 없이 전문 인력 양성에 매진해 왔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화면해설방송을 시작하도록 만들기 위해 온 몸으로 부딪혀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데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가 발표되자 이러한 화면해설이 위기를 맞고 있다. 화면해설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화면해설방송, 화면해설영화 등 화면해설과 관련한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의욕에는 감사드린다. 그러나 화면해설을 돈 벌이의 수단으로 삼는 데는 분노한다. 화면해설은 그냥 단순한 설명이 아니다.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그들의 정서와 인지능력 등을 고려하여 시각장애의 특성에 맞게 시각적 요소 들을 영상언어로 전환시키는 매우 전문적인 분야이다. 그럼에도 많은 미디어 영상 제작사들이 시각장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앞 다투어 화면해설을 할 수 있다며 방송사업자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방송사업자들 역시 저가 경쟁으로 나오는 이러한 사람들을 만나주고 화면해설에 대해 알려고 하기 보다는 싼 값에 그냥 정부의 의무화고시를 준수하려고만 하는 듯하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 분노한다. 화면해설방송은 시각장애인의 인권에 관한 문제이지 방송사업자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준수해야 하는 불필요한 규제가 아니다.

 

화면해설의 소비자로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화면해설을 지키고 가꾸어온 우리 시각장애인들은 화면해설이 돈 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 무성의하게 만들어지는 것에 분노하며 화면해설방송의 시행에 있어 전문성보다는 가격 경쟁력 만을 생각하는 방송사업자들의 태도를 규탄한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에 촉구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장애인방송 의무화 고시만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여기지 마라! 방송사업자들이 장애인방송 고시를 성실히 수행하는지, 장애인방송이 정말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제대로 제작되어지는지 방송의 품질을 점검하고 확인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100만 시각장애인과 그 가족을 대표하여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화면해설방송 의무화고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방송통신위원회는 화면해설방송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시책을 마련하라!

· 장애인방송위원회는 화면해설방송제작환경의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 장애인방송 의무 방송사업자들은 화면해설방송제작에 있어 가격이 아닌 전문성을 먼저 확인하라!

 

 

2012년 12월 7일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 최 동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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